아이의 자아존중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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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0-12-09 | 조회 | 6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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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과 눈을 맞추지 못한다는 민지는 올해 7살이다. 내년이면 학교도 가야하는데 땅만 보는 아이가 걱정된다며 민지 어머니는 상담을 예약했다. 상담 당일 현관을 들어오는 민지의 어머니는 미인대회 출신처럼 예뻤다. 그 뒤를 따르는 민지는 고개를 숙인 채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눈 맞춤은 피했지만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은 아니었다.
민지와 함께 그림을 그렸는데, 얼굴에 쌍꺼풀이 강조된 모습을 하고 있었고 큰 눈이 얼굴의 반을 차지했다. “이 사람은 누구지?” 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이건 민진데요~ 지금은 쌍꺼풀이 없지만 나중에 할머니가 수술해 주시면 이렇게 될 거예요.”라고 한다. 민지와의 미술치료가 끝난 후, 우연찮게 어머니 휴대폰 속 가족사진을 보게 되었다. 잘생긴 아버지와 예쁜 어머니, 그리고 멋진 두 오빠와 함께 있는 민지의 모습은 다른 가족과 닮지 않았다. 특히 모든 가족들이 쌍꺼풀이 있는 눈인데, 민지만 외꺼풀이었다.
민지가 태어날 무렵 주변 사람들은 “부모가 모두 예쁘고 잘생겼으니 딸이 태어나면 진짜 예쁠거야”하며 기대했다. 하지만 잘생긴 두 오빠는 주변의 부러움을 산 반면, 딸인 민지는 기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사실 민지의 외모는 귀엽고 예쁜 모습이었지만, 모델처럼 특출하게 잘 생긴 가족들의 기대에는 못 미쳤던 것이다. 민지를 만나는 친인척이나 지인들은 만날 때마다 “오빠 눈이랑 바꿨으면 좋았을 것을…” “민지는 왜 쌍꺼풀이 없을까?”라는 말들을 했고, 급기야 할머니는 나중에 쌍꺼풀 수술을 시켜준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런 민지에게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자아존중감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긍정적 또는 부정적 견해로써, 인간이라는 존재에 존엄성을 부여하는 것이고, 인간의 기본욕구이기에 이 욕구의 충족 여부는 생사를 가름 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며, 인간의 정신건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Simmons & Blyth, 1987).
유아기는 일반적으로 자아존중감이 매우 높으나, 아동기에 들어서면 여러 영역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게 됨에 따라 터무니없이 높던 자존감이 현실적으로 떨어진다. 아동기에는 학업, 신체, 사회성의 세 측면에서 자아존중감을 형성하게 되는데, 연령이 증가하면 다시 세분화된다(Harter, 1990). 이 중 신체적 자아존중감이라고 하는 것은 외모와도 관련이 있는데, 여기서 외모라는 것은 객관적으로 ‘예쁜가? 키가 큰가? 쌍꺼풀이 있는가?’ 등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신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이다.
사례처럼 외꺼풀 눈을 가진 민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기 보다 원하지도 않는 쌍꺼풀 수술을 통해서라도 다른 모습을 기대하고 있음을 반복적으로 표현한다면 아이들은 자신의 신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주변에서 이런 경우를 자주 만나게 된다.
‘우리 ○○이는 다 좋은데, 키만 좀 컸으면…’ ‘우리 ○○이는 잘생겼는데, 코만 좀 높았으면…’ ‘우리 ○○이는 튼튼해서 좋은데, 살만 좀 뺐으면…’ 등 자랑스러운 면보다는 부족하고 수정하기 원하는 부분을 강조하는 경우가 흔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들은 말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서부터 예쁘다, 멋지다는 말을 듣고 자란 사람은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면, 예뻐서 또는 멋있어서 본다고 생각하고, 심지어 예쁜 척, 멋있는 척을 하는 아이도 있다. 그러나 민지처럼 ‘눈에 쌍꺼풀이 없구나! 오빠하고 바꾸면 좋겠다!’ 등의 말을 듣고 자란 경우는 누군가가 자신을 바라보면 또 그런 말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여 피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들의 자아존중감은 신체적 자아존중감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기에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수용하는 것이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자아존중감에 영향을 주는 요인
첫째, 부모의 양육태도가 온정적, 수용적일 때 아동의 자아존중감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남아의 경우는 어머니의 양육태도와 더 상관이 있었고, 여아의 경우는 아버지의 양육태도와 더 많은 상관이 있었다고 한다.
둘째, 출생순위별로는 일반적으로 맏이나 외동이의 자아존중감이 둘째 이하의 경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형제관계가 좋은 경우에 갈등이 많은 형제관계보다 더 높은 자아존중감을 보였다고 한다(박영애, 1995).
셋째,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 가족 등 주변의 지지를 많이 받는다고 지각한 아동은 적게 지지받는다고 지각한 아동에 비해 자아존중감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김연희, 박경자, 2001).
종합해보면 부모나 주변으로부터 그 자체로 지지되고 수용되는 아이가 자아존중감이 높아 훨씬 정신건강하고 잠재능력을 펼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 에디터 | EK(주)_월간유아 김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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